탱고의 건강학

<필라탱고 12th Anniversary Party 2013. 6. 22. 오나다>

 

                    땅고의 건강학

토요연구회 산다(김덕종)  / 한의학박사

 

        Ⅰ. 들어가는 말

        Ⅱ. 치유기능으로의 댄스

        Ⅲ. 아르헨티나 땅고의 힐링

           1. 서기 Standing

           2. 안기 Abrazo

           3. 걷기 LOD & Figura

           4. 듣기 Musicality

           5. 보기 Cabeceo

        Ⅳ. 나가는 말

 

 

 

Ⅰ. 들어가는 말

 

 

사람은 나이 들어가면서 5가지(건강, 돈, 일, 친구, 꿈)를 잃는다고 괴테는 말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 이러한 ‘상실’에 동의하지 않을 현대인이 있을까? 물질적인 풍요를 누린다고 해도 마음속에 ‘상실’의 그림자는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땅고 음악에서 느껴지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비장미와 애틋한 선율은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속의 상실과 고립, 소외감, 외로움, 무력감 등의 감정에 깊은 공명을 울린다. 또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다고도 한다. 음악만 들어도 단번에 빠져드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유희의 인간(Homo Ludens)'은 놀이를 통해서 개인 및 집단의 정신 신체적 휴식과 안정과 창조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음악과 함께하는 춤을 치유의 목적으로 많이 이용하는데, 특히 땅고는 댄스 테라피에서 효과적인 종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유희와 운동을 넘어서는 고도의 예술행위 이며, 스킨십을 통한 파트너와의 깊은 교감과 관계가 있다고 본다.

왜 나는 땅고를 추는가. 땅고는 정신과 신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고조되는 땅고 열풍 속에서 땅고가 현대인의 생활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려고 한다.

 

 

Ⅱ. 치유기능으로의 댄스

 

고대로부터 춤은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혹은 주술이나 종교적인 목적으로 생활 속에 늘 함께 해왔다. 근래에는 춤을 질병치료 수단으로 응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워싱턴 의대(UWS) 물리치료학과 개몬 에르하트 교수는 파킨슨환자 19명에게 하루 1시간씩, 1주일에 2회로 10주간의 탱고 교습을 실시하여 평소처럼 물리치료만 한 다른 대조군과 비교하는 실험의 결과를 물리치료신경학회지에 발표하였다.(2008. 2월호)

결론은 [탱고 치료군은 특히 균형감과 터닝, 여러 속도의 움직임, 뒤로 걷기 등이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는 것이었다.

서울 아산병원 정신과 김창윤 교수는 27명의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매주 1시간씩 8주간 댄스치료를 실시한 결과 사교성, 호의성, 만족감, 친근감, 개방성, 감수성, 이해성 등이 개선되고, BPRS, SANS 등 정신병적 증상지표도 의미 있게 감소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아르헨티나 탱고가 노인의 신체균형능력 및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아르헨티나탱고 그룹과 라인댄스그룹 그리고 비참여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1일에 1시간씩 주 3회로 11주간 진행된 댄스 교습을 받은 결과, 알탱 그룹이 대조군보다 월등히 정적균형능력, 동적균형능력 및 하지근력이 향상되고 우울증이 감소하였다. (2011년 세종대 박사학위논문)

댄스테라피에 주로 이용되는 춤은 스포츠댄스이다. 춤을 추게 되면 타인을 배려하게 되고, 친밀감이 커지며 대인관계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동시에 기억력, 주의력, 운동조정능력이 향상된다. 참고로, 알려진 춤의 종류별 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펀글)과 같다.

 

1. 한국무용: 하체가 약하고 상체 비만인 사람이나 평소 급한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 치유효과가 있다.

2. 발레: 자세교정, 체중감량 후 유지에 좋다. 단, 배우기 어려운 게 단점.

3. 재즈댄스: 근육 스트레칭과 척추교정, 스트레스 해소 및 다이어트에 좋다.

4. 발리댄스: 비만해소(특히 복부)에 좋다.

5. 자이브, 삼바, 비엔나왈츠, 퀵스텝 등: 템포가 빠르고 운동량이 많음. 비만, 당뇨, 골다공증, 고혈압, 신경성질환 등에 효과적임. (유산소 운동으로 시간당 600Kcal 소모)

6. 왈츠, 슬로폭스트롯: 템포가 느리고 운동량이 적당하여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아 중장년에게 적합함

7. 차차, 자이브, 룸바: 속도가 빠른 편이고 허리와 하체동작이 많아서 하체비만 해소 및 약한 허리강화에 도움. 청소년의 긍정적 성취고취, 대인관계 개선 효과.

8. 힙합댄스: 복부비만 해소, 체중감소 효과. 배우기 쉬운 장점.

9. 아르헨티나 탱고: 하지단련, 척추강화, 정서안정, 소원한 부부관계 개선 등의 효과

 

 

Ⅲ. 아르헨티나 땅고의 힐링

 

아르헨티나에는 ‘쓸쓸한 자들이여, 땅고를 추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땅고가 현지에서도 어떤 치유의 효능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땅고가 어떻게 힐링 효과를 내는지, 땅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기초 행위를 중심으로 알아보자.

 

1. 서기 Standing

땅고의 서있는 자세의 에너지는 삐소(piso: floor 바닥)에서 올라온다. 그 에너지는 꼬라손(Corazon 심장)에 응집되어 엘레강스(elegant)한 숨(breathing)과 더불어 어깨로 쇄골로 미간으로 올라와서 눈과 코를 거쳐 가슴으로 돌아간다. 이 에너지가 아브라쏘를 지켜주는 힘이 된다.

이러한 에너지의 흐름은 한의학이나 단전호흡을 수련하는 학파의 호흡법에서 말하는 기(氣)의 흐름과 거의 일치한다. 즉 발바닥 용천에서 빨아들인 기는 경락을 타고 상승하여 단전에 모였다가, 척추를 타고 흐르는 경락인 독맥을 따라 올라가서 목과 뒷머리, 정수리를 돌아 미간과 인중까지 내려오고, 이는 다시 복부에 수직 중심선 경락인 임맥을 따라 가슴으로 내려오는 태식(胎息) 호흡 혹은 소주천(小周天=任督流通)을 말한다.

이런 호흡이 완성되면 기력이 배가되고 오장육부와 세포 하나하나가 활성화되어 불로장생한다는 것이며, 도가에서는 살아서 신선이 되는 수련법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수련을 거듭하면 다리의 힘은 강해지고 척추는 곧게 서고, 등배근과 복직근이 발달하여 허리와 다리의 질병을 예방 혹은 치료하거나 자세교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두통, 불면, 어지러움, 피로감, 배변장애 등을 개선할 수 있다.

 

 

2. 안기 Abrazo

땅고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 안기, 아브라쏘에 있다고 할 것이다. 상대방의 체온과 숨결을 나누는 포옹은 ‘가장 따뜻한 신체언어’로써 가족, 친구, 연인들 사이에 포옹을 통하여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신 간호학자 캐슬린 키딩은 ‘포옹은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하며 ‘포용요법’을 제안하였다.

2001년에 free-hug.com을 설립한 미국의 Jason G. Hunter씨는 어머니의 사랑과 소망의 마음에서 영감을 얻어 ‘그들이 중요한 사람이란 것을 모든 이들에게 알게 하자’는 뜻으로 프리 허그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한다.

2004년에 UCC 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려 프리 허그를 세계적 캠페인으로 승화시킨 호주의 Huan Mann은 삶에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100가지 말보다 조용히 안아주는 것이 더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체험 한 뒤 이일을 시작했다.

필자가 참가한 한 명상훈련에서, 자신의 모든 감정을 다 내려놓고, 자신과 모두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프리허그 형식으로 모두를 꼭 안아줄 때,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느끼며 충만한 감정으로 흐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포옹요법의 효능은 대략 다음과 같다.

 

①기분전환에 좋다. ②외로움을 없애 준다. ③두려움을 이기게 한다. ④자부심을 갖게 해준다. ⑤이웃을 사랑하게 해준다. ⑥불면증을 없애준다. ⑦긴장을 풀어준다. ⑧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⑨욕구불만을 없애준다. ⑩즐거움과 안정감을 준다.

기도나 인사할 할 때 모으는 두 손의 합장(合掌)은 기(氣)의 흐름에 순환 고리를 만들어 에너지를 증폭시킨다. 악수할 때 맞잡은 손은 상대방과의 의기투합과 기쁨과 반가움, 위로와 존경과 사랑을 교류하는 소통의 회로이다. 그렇다면 영혼의 교감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아브라쏘를 통해서는 얼마나 큰 에너지가 직류로 흐르는 것일까?

아브라쏘의 효과는 주로 정신적인, 정서적인 면이 강하여 위로와 행복감을 주며 이로 인하여 우뇌의 활성화를 일으켜 정서를 순화시키고, 대뇌피질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자극하여 진통작용, 수면유도 작용, 신진대사 촉진 그리고 불안 우울 신경질 등의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 걷기 LOD & Figura

 플로어에서 걷기는 춤의 시작이요 끝이다. 땅게로는 너무 강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알 덴테(Al dente)의 에너지로 땅게라를 안고 길 안내자(navigator)가 되어 LOD로 걷는다. 이로써 플로어의 질서와 파트너의 안전과 따뜻한 교감을 지킨다. 그러므로 리드(Lead)는 지배와 명령이 아니며, 팔로우(Follow)는 단순한 억압과 속박이 아니다. 이것은 역할분담으로 서로 협력하여 엮어내는 아름다운 조화이다.

아울러 춤출 공간과 흐름을 파악하여 그 순간에 적합한 피구라(Figura 패턴)를 안무해야 한다. 이 또한 음악과 함께 파트너의 미세한 몸의 움직임을 느끼고 교감할 때만 가능하다. 이것은 초정밀 집중력과 창조적 상상력과 숙달된 프락티카가 있어야 가능한 고도의 행위예술이다.

그러므로 걷기를 통하여 허리와 다리의 근육강화 효과와 공간인지능력, 균형조정능력, 인내심, 지구력, 판단력, 상상력, 결단력, 배려심, 양보심, 사회적응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4. 듣기 Musicality

땅고는 사실 무용과 음악과 문학(가사)의 세 분야가 융합된 종합예술이다. 아브라쏘와 피구라의 프락티카가 잘 이루어지면 반드시 첨가되어야 할 부분이 바로 음악의 이해다. 땅고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예술 세계를 이룩하고 있지만, 여기에 가장 강력한 언어라고 할 몸짓을 가미하여 감정표현을 극대화하려면 그 음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어떤 정서를 음악을 통해 느끼고 그것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 춤이라면, 그것을 땅고스럽게 표현하면 땅고가 된다. 초기의 땅고 음악은 2/4박자의 밀롱가로 피구라도 비교적 단순하였으나, 이것이 4/4박자로 변화되고, 3/4박자의 발스가 추가되면서 6/8박자, 12/8박자 등으로 응용되어 섬세한 표현들이 가능하게 되므로 많은 피구라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보컬(Vocal)의 음색과 느낌 그리고 가사내용까지 다 알 수 있다면 땅고의 표현력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

땅고 음악은 빠르고 느림과 흐름이 다 달라서 일반적으로 말 할 수 없으나, 대체로 보아 2/4, 4/4박자 음악은 용기를 주고, 불안감을 떨치게 하는 힘이 있으며, 3/4, 6/8박자 음악들은 우아함과 흥겨움을 선사하여 자신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선율과 호소력 있는 보컬과 어울려진 멋진 땅고는 마음을 정화시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며 심미안을 발달시키고, 우울증, 의욕상실증, 귀차니즘 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악기편성을 보면 피아노는 쇠줄을 때려서 내는 소리로 금성(金聲)에 속하지만, 바람소리의 반도네온과 현악기들은 목성(木聲)에 속하여 대체로 기운을 북돋아주는 성능이 있으므로 생활 속에서 의기소침하거나 낙담하고 실망해 있는 사람, 혹은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사람, 우울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5. 보기 Cabeceo

밀롱가는 적자생존, 생존경쟁의 현장이다. 멋진 춤을 추면서 자신을 더욱 남성답게, 더욱 여성답게, 더욱 땅게리아답게 돋보이도록 가꾸어야 한다. 또, 타인들을 세밀히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해야 한다. 나설 것이냐 기다릴 것이냐. 신청하거나 거절할 때도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절망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밀롱가에서는 누구나 제일 멋지고 아름다운 땅게리아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부단한 연마를 요구한다. 땅고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누구와도 춤을 출 수 있다. 그러나 한 딴따가 끝나면 헤어져야 한다. 모든 것은 ‘한 딴따의 꿈’이다. 그리고 무대가 끝나면 우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듯 까베세오의 현장에는 치열한 투쟁과 노력이 숨어있다. 자신을 가꾸면서 자존감을 높이게 되고, 예의바른 신사 숙녀가 되도록 하며, 상황에 대응하는 판단력, 결단력, 인내심, 생존력, 사회적응력, 사회성, 성취감 등을 향상시킨다. 한 딴따의 꿈은 무한한 자유와 그 자유의 유한성을 동시에 일깨워 세상의 섭리를 배우게 한다. 철학자가 되게 한다.

 

Ⅳ. 나가는 말

 

필땅의 한 땅게라는 말했다. “나는 땅고를 출 때만 나의 존재감을 느낀다!” 탱고음악을 연주하는 한 뮤지션은 “삶이라는 고단한 벽에 탱고라는 창을 내어, 음악이라는 볕과 바람을 통하게 했다”고 말한다.(La Ventana) 땅고는 이제 많은 사람들의 삶의 의미가 되고 있다. 땅고는 왜 이렇게 사람을 깊이 빠져들게 하는가.

그것은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땅고에는 단순한 음악, 단순한 춤 이상의 깊은 몸과 마음의 치유기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스포츠 댄스가 정형화된 클래식 음악 같은 것이라면 땅고는 재즈처럼 매우 자유롭고 주관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땅고는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나 땅고라는 이미지를 단순화시켜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땅고의 선 자세는 하체와 허리를 강화하고 자세를 바르게 교정하며, 기의 순환을 도와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두통, 어지러움, 불면증, 피로감, 배변장애 등을 개선할 수 있다.

2. 상실감과 불안감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순수한 마음으로 파트너를 따뜻하게 안아주므로 써 위로와 행복감을 주며 정서를 순화시킨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통증완화, 수면유도, 신진대사촉진 작용이 있으며 신경증, 불안감, 우울증 등을 완화시킨다.

3. 바른 자세와 바른 걷기, 숙달된 피구라를 통하여 하체와 허리의 근육을 강화 시키며, 공간인지능력향상, 균형조정능력, 배려심, 양보심, 인내심, 지구력, 결단력, 사회 적응력 등을 향상시킨다.

4. 보컬을 포함하여 땅고의 음악은 침체된 마음에 용기를 주고 불안감을 떨치게 하고 정서를 순화시킨다. 우울증, 의욕상실증, 귀차니즘 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5. 까베세오는 자신을 가꾸게 하여 자존감을 높이고, 상황에 대응하는 판단력, 결단력, 생존력, 사회적응력, 성취감을 높여주어 소극적 성격, 무력감, 대인공포증, 열등감 등을 개선한다.

 

 

이상에서 살펴 본대로 땅고는 단순한 춤 그 이상의 의미가 있으니, 땅고는 무도(舞蹈)이며 동시에 무도(舞道)라는 생각에 이른다. 땅고가 일천하고 미숙한 필자에게 일고의 기회를 준 필땅파티의 오가나이저 희우님께 감사드린다.^^

  • 작성일
  •   :  2013-06-24
  • 보   도
  •   :  필라탱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