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름나기
체질에 따른 여름의 건강관리
안양 관악로터리클럽 전 회장/ 보화당한의원 원장/ 경해 김덕종

언젠가 한 여름에 중국 3대 찜통이라는 우한에 며칠 머물게 되었다. 도시는 섭씨 42도로 너무 더워 정신이 몽롱해질 지경이었다. 한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우리를 반갑게 맞으며 마실 것을 내오는데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물이었던 것이다. 상식 밖의 일에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더위에 속이 부글거리며 설사기가 있던 내가 그들의 방식대로 뜨거운 물을 먹고, 식사 중에 배갈을 한잔씩 먹었더니 복통과 설사가, 몸의 나른함과 함께 싹 가셨다. 이후로 나는 여름철에도 속이 불편하면 더운물을 좋아하게 되었다.
우리도 비슷한 게 있다. 무더운 복날 뜨거운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으며 “시원~하다”를 연발한다. 이열치열의 여름퇴치법이다. 더운 여름, 우리 몸은 체표로 열을 발산시키고 땀을 흘려 피부를 적신다. 수분이 증발하며 체표의 온도를 떨어뜨린다.
이렇게 열을 마구 발산시키다 보면 몸의 내부는 열을 지나치게 잃어 냉하게 된다. 여기에 냉 음료나 얼음 종류, 찬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다 보면 위와 장의 기능이 떨어져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그래서 속이 냉해진 삼복에는 뜨거운 국물로 속을 데우고, 고단백 음식으로 약해진 체력을 보강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음식이 상하기 쉬운 계절에 위생관리가 잘 못되면 세균성 이질, 급성 위-장염, 알레르기 등이 일어나기 쉬운 것은 상식으로 이에 대한 언급을 생략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같은 여름이라도 어떤 이는 견딜 만 하고, 어떤 이는 더 힘들어한다. 그런 차이는 바로 체질과 건강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태양인은 여름나기가 매우 힘들어 한다. 몸에 열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운 곳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한다. 차고 담백한 음식이 좋으며, 자극성이 강한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사소한 일에는 신경을 쓰지 말고, 주위사람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짜증나지 않는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다. 열탕이나 사우나에 오래 있으면 안 되며 대신 탁구나 걷기 등으로 가볍게 운동하는 게 좋겠다. 지방질이 많은 음식대신 시원한 냉채나 화채류를 먹으면 좋다.

태음인은 여름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땀이 많아 열을 잘 배출해 그다지 더위를 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화가 많아서 더위와 겹치면 불면증이 오기 쉬우므로 평소 감정배출을 편하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태음인은 땀을 내지 않으면 병이 되므로 지나치게 에어컨 선풍기를 쏘이지 않도록 한다. 속이 냉하므로 찬 음식을 주의한다. 냉방병이나 장염에 걸리기 쉽다. 뜨거운 설렁탕이나 보신탕 등이 좋다.

소양인은 가장 열이 많고 더운 체질이라 겨울에는 추운 줄 모르고 잘 지내지만, 여름에는 더워서 어쩔 줄 모른다. 소양인은 부지런하고 활동적이고 성격도 급하므로 더위를 참기 힘들어한다. 따라서 이분들은 여름에는 활동을 줄이고 술이나 매운 음식을 절제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이, 수박, 냉 음료 등 찬 음식으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랜다.

소음인들은 선천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한 편이며 체력도 약하고, 신경도 예민하여 더위에 쉽게 지치기 쉽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두통이 오기도 한다. 되도록 찬 음식을 피하고 뜨거운 삼계탕이나 카레라이스 같은 음식이 잘 맞는다. 복부를 자극해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는 운동이 좋으며 등산과 줄넘기 등으로 체력을 기르는 것이 좋으며 사우나 찜질방도 무난하다.

체질을 정확하게 감별하는 일도 어렵지만, 체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같은 체질이라도 건강 상태에 따라서 음식이나 섭생에 따른 반응도 달라진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상반된 음식을 먹어도 지나치지만 않으면 자체에서 조절하여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무 체질에 얽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전에 의하면 여름엔 좀 늦게 자고, 아침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자연에 맞는 섭생법이다. 더운 여름엔 자연의 이치에 맞춰 몸은 약간 활동적인 것이 좋으며, 마음은 한가롭게 하고 화를 내거나 싸우지 않도록 한다. 또 지나치게 찬 음식이나 에어컨을 좋아하여 장염이나 냉방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할 일이다.*
  • 작성일
  •   :  2008-07-26
  • 보   도
  •   :  총재월신